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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rologue 설레는 아침이야

이사를 했다.
어젯밤 어수선하고 분주했던 피곤한 몸으로 겨우 잠에 들었다.
아침.
알람소리가 울리기도 전에 먼저 눈이 떠졌다.
5시 52분.
설레는 마음이다.
가족들이 깰까 봐 조심조심 이불을 걷어내고 살포시 일어나 주방으로 간다.
큰 머그잔을 꺼내 물을 가득 담아 한 모금 마시고 나서 건조기에서 꺼낸 쭈글쭈글한 리넨 셔츠 하나를 걸치고 깊은숨을 들이쉰다.
남은 물을 들이키고는 다시 깊은숨을 마셔본다.
새로운 냄새다.
그리고 어디선가 들리는 새소리는 어제의 그 아침과는 확실히 다르다.
공기도 소리도 새로운 아침이다.
설레는 아침이다.
작은 빛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기쁨을 이기지 못하고 소리를 내고야 만다.
작은 블루투스 스피커로 재즈를 틀고는 거실 큰 창을 열고 커피머신 켠다.
토스트기에 버터향이 나는 식빵을 넣고 버튼을 누른다.
커피와 토스트 향기 그리고 재즈음악으로 집안을 가득 채우며 아이들을 쓰다듬고는
남편 볼에 내 볼을 갖다대고 말한다.

"좋은 아침이야."